코의 비후성 반흔 치료에서 스테로이드 주사는 왜 하는 것일까?

안녕하세요? 김방순입니다.

상처가 생겼을 때 흉터가 생기는 것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진화의 과정으로 여겨집니다.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상처가 생길 경우 감염이나 심한 조직 손상 때문에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서
가능한 빨리 복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정상 조직을 만들어서 복구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정상 조직보다 빨리 만들 수 있는 흉터 조직을 만들어 복구를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한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는데도
흉터를 만들어서 상처 재생이 일어나도록 진화를 했기 때문에
미용적으로 원치 않는 흉터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도롱뇽이나 도마뱀은 위험이 닥쳤을 때 자기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가는데
그 후에 원래대로 꼬리가 다시 재생됩니다.
즉, 사람과 달리 흉터가 생기면서 복구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자기 조직으로 재생되는 것입니다.
사람도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에서는 이런 형태의 재생,
즉 흉터를 남기지 않고 원래 조직이 만들어지는 상처 회복 과정이 나타납니다.
태아에서 나타나는 상처 회복 과정 즉, 흉터 없이 재생되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성인에게 생기는 상처도 그냥 흉터가 생기는 재생 과정이 일어나도록 놔두지 않고
가능한 태아에서 생기는 상처 회복 과정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면
흉터를 남기지 않고 재생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상처가 생기면 일단 염증 세포들이 많이 상처 부위로 몰리는 염증기가 진행됩니다.
염증세포들이 혈관을 늘어나게 하고 피부 조직의 증식을 촉진하게 됩니다.
그 후 피부 조직이 증식하는 증식기를 거쳐서 흉터를 남기면서 아물게 되는 재구성기가 진행됩니다.
최근에는 이 과정들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고 여겨집니다.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상처가 아물게 되는데
상처가 깊을 경우 원래 피부로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흉터를 남기면서 재생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상처 회복 과정을 변경시켜야 흉터 없이 재생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튀어 나온 흉터를 깎아 낸 후에 1주일 뒤부터
레이저 치료와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를 하는 흉터 예방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치료는 상처 회복 초기에 염증세포들이 몰려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 후에도 전체적인 상처 회복 과정을 늦추고 정상 조직으로 재생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치료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저의 병원에서만 하는 치료입니다.
흉터와 상처 회복 과정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이런 치료를 고안하게 되었고
실제로 치료에 적응해본 결과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습니다.
깊은 흉터를 깊이 깎아 낸 후 1주 후부터 2주 간격으로 5회 흉터 예방 치료를 한다는 치료법은 제가 고안한 것이고
치료 방법을 좀 변형시켰을 떄 비슷하게 좋은 결과가 생길 지는 저도 모릅니다.
즉,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지 않아도 기존의 치료 프로토콜대로 치료할 때처럼 좋아질 지 저도 모릅니다.
그렇게 치료를 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부 카페에서 스테로이드 주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글을 쓰신 분들이 흉터 치료를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흉터 치료를 많이 하시는 피부과 선생님이라 하더라도
제가 하는 치료법으로 코의 비후성 흉터를 치료하시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제가 하는 치료는 제가 고안하여 처음 시술하였고
아직까지 제가 알고 있기로는 저만 하는 치료법이이기 때문입니다.

흉터 예방 치료를 할 때 레이저 치료와 함께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를 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목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치료할 때마다 피부 상태를 관찰해서 패인 상태가 덜 차오르는 것 같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지 않고 레이저 치료만 합니다.
그러므로 정확하지 않은 피부 관련 카페에 올라 온 글을 보시면서
스테로이드 주사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