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담

김방순 선생님, 안녕하세요?
평소 피부에 관심이 많은데,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을 보게 됐고, 이에 대해 열심히 알아봤지만, 제 능력으로는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어 고민 끝에 이렇게 선생님의 피부과 홈페이지에 찾아와 질문을 드리게 됐습니다.

너무나 바쁘신 분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제 글을 읽어주실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읽어주셨다면, 한 번만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선생님, 모낭충이 인체의 상피를 '물리적'으로 직접 뚫고 진피 내로 침투할 수 있나요?

모낭충이 물리적으로(입으로 물어뜯듯이) 상피를 뚫고 진피층까지 침투해서 콜라겐을 섭취한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상에 꽤 있는데, 제 상식으로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요.
인체의 강력한 방어벽 역할을 하는 상피를 물리적으로 직접 뚫고 들어가 면역 반응까지 이겨내며 피부의 구성요소인 콜라겐을 먹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지닌 상식에서 벗어나는 내용입니다.

모낭충의 효소, 배설물 등이 상피에 자극을 줘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거나, 그 염증 반응이 심해져 상피가 손상되고 그 틈을 통해 모낭충이 진피 내로 진입할 수는 있을지언정, 또는 모낭이나 피지샘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모낭충에 의해 모낭이나 피지샘이 물리적으로 막히게 되고 그에 따라 상피가 손상되어 진피가 모낭충에 노출될 수 있을지언정, 모낭충이 물리적으로 직접 상피를 뚫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예전 선생님께서 쓰신 칼럼(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08646609470272&mediaCodeNo=257)에도 모낭충 자체가 피부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없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모낭충이 상피를 물리적으로 직접 파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모낭충이 상피를 물리적으로 뚫고 들어갈 수 있다면, 엄청난 문제가 발생하겠죠. 인체에 기생하는 모낭충 숫자와, 그에 따른 감염, 출혈, 염증, 신경 자극 등을 고려해봤을 때, 사람은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을 겁니다.

선생님, 모낭충은 상피 표면에서만 생존하며 살아가는 것이 맞지요?
모낭충이 진피 내로 진입하게 되는 경우는 모낭, 피지샘이 막혀서 상피가 손상되는 경우나, 모낭충에 의한 염증 반응에 따른 상피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나 가능한 거지요?

아니면 모낭충이 물리적으로, 마치 두 손으로 비닐을 잡고 찢듯이, 상피를 직접 뚫고 진피 내로 들어갈 수 있는 건가요?

선생님, 정말 궁금해요.
한 번만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날 되세요.

이태선 드림



안녕하세요? 김방순입니다.

모낭충은 피부의 모낭 내에 기생합니다.
우리 피부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데 정상적으로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드물게 모낭충이 많이 증식할 수 있는데
이 때 모낭 벽을 뚫고 진피 내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모낭충은 진피 내에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당연히 모낭충에 대한 면역 반응이 발휘되어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되고
이런 염증 반응에 의해 피부에도 농포나 구진 또는 홍반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