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주노초파남보” 어렸을 때 일곱 가지 무지개 빛 색깔의 앞 글자만 떼서 외던 기억은 누구나 갖고 있게 마련이다. 요즘 서울에서는 워낙 무지개를 보는 경우가 뜸해졌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무지개를 실제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동화책이나 그림책에서 본 무지개 색깔을 누구나 알고 있게 마련이다. 지구 상에 도달하는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가시광선, 그리고 적외선으로 나뉜다.
그 중 파장이 가장 짧은 자외선이 피부에 좋지 않다는 것은 최근에 널리 알려져서 야외 활동을 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많이 일상화된 듯 하다. 가시광선(可視光線)은 말 그대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광선을 말하는데 무지개 빛깔의 처음에 나오는 빨강색의 파장이 가장 길고 보라색의 파장이 가장 짧다. 빛의 투과력은 파장이 길수록 커진다. 따라서 빨강색의 빛이 보라색의 빛보다는 우리 피부에 깊이 들어갈 수 있으며 파장이 짧은 파란색, 남색, 그리고 보라색의 빛은 피부에 깊이 들어가지 못한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레이저가 개발되어 피부 미용 치료에 이용되어 왔다. 그런데 일단 빛이 피부에 들어가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피부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초록색, 노란색 혹은 빨강색의 빛을 이용한 레이저가 먼저 개발되어 색소 치료나 혈관 치료에 많이 이용되었다.
사실상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 색소나 혈관 치료에 더 효과적인데도 피부에 깊이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PPx(Photopneumatic therapy)란 새로운 치료기기가 개발되어 여드름 치료를 비롯한 피부 미용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PPx(Photopneumatic therapy)란 말 그대로 photo(빛, light) 에너지와 pneumatic(pressure 즉, 압력) 에너지를 결합시켜서 치료를 하는 새로운 치료 기법이다. 즉, 압력을 가해서 피부를 빨아들여서 피부를 펴지게 한 뒤에 IPL 빛을 조사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다.
피부에 음압을 가해서 피부를 빨아들여서 펴지도록 하면 표피에 있는 색소가 희석될 뿐 아니라 혈관이 짜부라지고 피부 깊이 있는 목표물이 빨려 올라가므로 치료에 효과적인 파란색과 녹색의 빛이 일반적인 IPL 치료나 레이저 치료보다 더 효과적으로 목표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레이저나 IPL 치료 때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더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주변 조직에 흡수되는 에너지가 5배 정도 감소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을 주는 경우가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부작용과 통증도 훨씬 감소하게 된다. 이런 PPx는 제모나 노화된 피부를 치료(rejuvenation)하는데 효과적이라고 FDA의 인증을 받은 상태이다.
여드름을 일으키는데 관여하는 세균은 파란색의 빛을 조사하여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파장대의 빛은 투과력이 적어서 세균이 있는 피부 속까지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기는 어려웠다. PPx는 음압을 이용해서 피부를 당겨줌으로써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인 파란색의 빛이 충분히 목표물에 도달하도록 만들어준다. 한번에 여드름이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1-3주 간격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할 경우 지금 있는 여드름도 없어지고 새로 생기는 여드름이 많이 줄게 된다. 특히 피지선에도 영향을 미쳐서 피지 분비가 줄고 피지를 빨아내기 때문에 모공이 깨끗해지며 결국에는 모공 수축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IPL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피부 톤이 밝아지고 혈관이 줄어서여드름 자국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기존의 레이저 치료에 비해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증이 별로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드름을 짤 때 통증이 심했는데 이처럼 여드름을 짜지 않고도 여드름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PPx 치료를 하는 초기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더 좋지만 약을 쓰지 않고 PPx 치료만으로도 여드름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약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이제 의학이 발달하면서 무지개의 상징처럼 일곱 가지 무지개 빛은 피부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