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흘러도 내 얼굴은 20대”

요즘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동안(童顔)이 화제다. 모 방송사의 설 연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40대 아줌마가 20대 아들과 연인이라 해도 통할 정도로 어려 보였던 것. 특히 나이테를 무색게하는 탄탄한 피부는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운동으로 몸매를 가꾸고, 머리스타일이나 화장을 젊은 스타일로 하면서 최신 유행하는 옷을 입으면 언뜻 ‘청춘’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피부는 못 속인다. 밝은데서 드러나는 피부는 그 사람의 나이를 여지없이 증언한다.

노화는 누구나 불가피하다. 가는 세월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동창 사이가 마치 삼촌.조카 뻘 쯤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주변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삼촌보다는 조카 뻘로 보였으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방법은 없는 걸까.

‘피부는 타고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선천적으로 좋은 피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세수를 하고 로션을 전혀 바르지 않는데도 피부가 건조하지 않고 윤기가 흐른다. 나이가 들어도 피부의 탄력이 더 오래 유지되고 젊게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후천적인 요인이다. 특히 자외선은 피부의 ‘공공의 적’이다. 노출에 비례해 피부노화가 촉진되는 것이다. 실내에서 근무하는 사무원들이 또래의 농부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젊게 보인다. 그리고 얼굴이나 손에 비해 햇볕에 노출되지 않는 엉덩이나 배의 피부가 훨씬 노화가 덜 된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에는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멜라닌 색소가 많은 편이다. 백인들에 비해 나이가 들었을 때 상대적으로 젊은 피부를 갖게 된다. 40대 아줌마가 미국 여행 시 슈퍼에서 술을 사서 나오는데 점원이 미성년자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것은 흔히 겪는 일이다.

자외선 차단과 함께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보습제나 피부노화를 막아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피부재생을 도와주는 기능성 화장품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동안을 유지하는 비결의 하나다.

그 동안 자외선 차단제나 적절한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아 이미 검버섯이나 주름이 많이 생겼다면 어떻게 할까? 피부과에서 레이저나 IPL 혹은 써마지 치료를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를 한 뒤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보습.영양 공급 화장품을 사용해야 한다. ‘이 나이에 무슨’하면서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발상을 전환하자. 조금만 피부에 투자하면 10년 세월은 너끈히 되돌릴 수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제 더이상 구두선이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더마클럼 자문의,강남 S&U 피부과 원장=김방순)

2월 21일 중앙일보. “한국인이 알아두어야할 피부건강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