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치료 레이저의 선택(2)

질문) 얼굴에 안면홍조와 늘어난 혈관 때문에 고민입니다. 피부과에 갔더니 레이저 치료를 권
하시는데 IPL이 아니라 다른 레이저였습니다. 그 선생님 말씀은 IPL은 예전에 있던 포토덤이라
는 기기와 같은  것인데 포토덤은 별로 효과가 없어서 잘 쓰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어떤 레이
저 치료가 좋을지 혼란스럽습니다.

답)
안면홍조에 어떤 레이저가 더 좋은가를 말씀드리기에 앞서서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사
치료에 레이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희 병원에서 상담을 하셨 으니까
아시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약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입니 다. 이렇게
하면 아주 서서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레이저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치료 효과를 높이고, 기간
을 단축시키며, 약만으로는 되지 않는 늘어난 혈관을 치료하기 위한 것 입니다. 다시 말해서 주
사 치료가 워낙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비용이 들더라도 빨리 좋아 지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안면홍조에 어떤 레이저가 좋은가 하는 문제로 되돌아가 보지요. 사실상 혈관치료용 레이 저
를 갖고있는 병원이라면 그 레이저가 가장 좋다고 할 것은 자명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레이저
를 구매하기에 앞서서 여러가지 효과를 따져보고 비용과 효과면에서 가장 좋다고 판단된 레이
저를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레이저를 비교해서 사용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
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레이저를 구입한 시기입니다. 시기가 최근일
수록 더 성능이 좋은 레이저일 가능성이 많겠지요(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혈관치료에 오래 전부터 가장 많이 사용된 레이저는 색소(dye)레이저입니다. 이 레이저는 혈
관 내에 있는 적혈구가 헤모글로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585nm(나노미터) 파장의 빛 을 잘
흡수한다는 것을 원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레이저를 사용하면 585나노미터의 빛이 방출되면
서 주로 혈관 안에 있는 혈색소에 흡수된 후, 열이 바깥으로 전파되면서 혈관을 터뜨리게 됩니
다. 따라서 혈관 이외의 다른 피부에는 별로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선택적으로 혈관만을 치료
할 수 있게된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레이저에서 레이저 광선을 방출하는 시간이 약 500나
노초(1/2000 초 정도 됩니다) 이하로 매우 짧기 때문에 혈관이 터지게 되어서 적혈구들이 혈관
밖으로 새어나오기 때문에 멍이 든다는 것입니다. 또한 레이저 광선이 나오는 시간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잘 들어맞는 혈관만 파괴되고 그 이상 또는 이하의 혈관은 잘 치
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여 나온 레이저가 레이저 광선이 나오는 시간을 좀 더 길게
한 롱펄스 색소 레이저입니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스클레로플러스인데 이 레이저는 585나노미
터의 파장 뿐 아니라 세가지 파장이 더 나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레이저 조사 시간은 1.5ms(미
리초 즉 , 1.5/1000초)까지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시간으로는 멍이 드는 단점을 보완
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곧 이어서 개발된 것이 브이 빔 레이저입니다.

브이빔은 595나노미터의 단일 파장을 방출하며 시간은 40미리초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있
습니다. 레이저 방출 시간이 길어진 만큼 종래의 색소 레이저에 비해 좀 더 다양한 굵 기의 혈
관을 치료하게 되었으며 멍이 드는 부작용도 더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브이 빔 치료를
받으셨던 어떤 다른 분께서 저희 상담실에 글을 올린 것과 같이 멍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전의 색소 레이저에 비해 멍이 드는 경우가 줄었다는 것이지요.

저희 병원에서는 혈관 치료를 위해 IPL과 KTP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일 늘어난 혈관
만 치료한다면 KTP 레이저가 가장 좋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색소 레이저와는 달리 멍든 자국
도 없으면서 늘어난 혈관이 잘 치료됩니다. 이 레이저는 532나노미터의 파장을 방 출하는데 혈
관을 터뜨리지 않고 순식간에 응고시켜서 파괴하기 때문에 멍이 들지 않습니다 . 다만 간혹 치
료한 혈관 부위를 따라서 얕게 딱지가 생기는 경우는 있습니다.

IPL은 515나노미터에서 1200 나노미터의 파장을 방출하며 휠터를 이용해서 필요한 부분의 파장
만 방출하도록 합니다. 또한 광선이 방출되는 시간을 300미리초까지 늘릴 수 있습니 다. 그리
고 빛을 한 번에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두번 혹은 세번에 나눠서 방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
큼 다양한 굵기의 혈관을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고 부작용도 훨씬 적다는 뜻 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지요. 만일 피부 깊이 있는 굵은 혈관을 치료하려고 하면 아무래도 고 에너
지의 광선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만큼 피부에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하
지만 IPL인 경우에는 고에너지를 세번에 나눠서 방출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들고 사실상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희 홈페이지의 특수클리닉에 있는 IPL에 대한 설명에도 나와있지만 IPL은 엄밀한 의미에서
레이저는 아닙니다. 그리고 과거의 포토덤이란 기기를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라는 것도 맞습니
다. 하지만 IPL은 레이저이기도 합니다. IPL(intense pulsed light) 이외에 intense pulsed laser라
고 해서 1064나노미터의 단일 파장을 내는 레이저가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파장의 레이저
를 이용해서 다리에 있는 정맥류같은 아주 굵은 혈관이나 눈 밑에 있는 다크써클의 원인이 되
는 깊이 있는 혈관의 치료도 가능합니다.

김영걸 원장님도 이야기를 했지만 포토덤이 처음 나왔을 때에 여러가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을 알고 구입하셨던 분들 중에는 사놓고도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고 아직까지도 잘
쓰면서 포토덤을 예찬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치료를 하기 위해서 조절해야할 변수가 다른 레
이저에 비해서 많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잘 조절하지 못한 경우에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절해야할 변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혈관을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도입한 기종은 포토덤 기종의 최신 기종입니다. 하지만 기종
이 새롭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것은 이 기종을 사용하는 방법에 있어서 과거의 방법과는 혁
신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사용 방법은 혈관종이 있으면 혈관종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변수를 이용해서 치료
하는 것입니다. 즉, 부분적으로 이루어지는 치료였습니다. 이 때는 홍조나 여드름을 앓고 난 후
에 생기는 붉은 자국 등에 대해서는 치료하려는 시도를 못했었지요. 하지만 지금 저희가 안면
홍조에 하는 치료는 캘리포니아의 비터 박사에 의해 새로이 개발된 방법입니다. 다양한 파장
이 나오는 IPL의 특성을 이용해서 부작용이 거의 없을 정도의 에너지나 파장, 그리고 조사시간
등을 조절해서 3주 간격으로 5회 정도 치료함으로써 안면홍조도 좋아지도록 할 뿐 아니라 피
부 탄력도 더 생기도록 하고 색소도 옅어지게 하는 등 얼굴 전체를 좋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치료는 미국에서 새로운 조류를 형성하고 있으며 금년 4월에 열릴 미국 레이저 학
회에서도 IPL이나 쿨터치 레이저처럼 피부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 치료효과를 내는 레이저들
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예정입니다.

장황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얼마나 이 내용을 이해하실 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사실상
저는 색소 레이저를 대학병원에 있을 때에 수년간 사용했었습니다. 그래서 색소 레이저와 IPL
혹은 KTP 레이저와 비교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직접 다 사용을 해 봤으니까요. 색소레이저
도 효과는 좋지만 선택을 하란다면 후자입니다. 하지만 브이빔이나 스클레로플러스 등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기종을 사용해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다만 레이저의 원리나 그
기계의 특성을 놓고 볼 때에 어떨 것이라는 추측을 하는 것이고 의학 잡지에 실린 내용을 보고
간접적인 비교를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 병원에서는 기존에 KTP 레이저를 사용하다가 작년 8월에 IPL
을 새로 구입하였습니다. 브이빔의 특성과 IPL의 특성을 비교해 볼 때에, 그리고 외국 에서 나
온 치료 데이타를 놓고 볼 때에 IPL이 홍조 치료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 입니
다. 아직까지도 그렇지만 브이 빔이나 IPL에 대한 국내 데이타는 없습니다. IPL은 저희 병원에
서 최초로 도입하였고 브이빔도 국내에 도입된 것이 작년 초부터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지
금까지의 치료 데이타를 모아서 올해 9월에 열리는 세계 피부외과 학회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 때 쯤이면 브이빔에 의한 치료 데이타도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이상의 사항을 참고하시고 어떤 기종을 선택해서 치료를 받을 지의 판단은 여러분 스스
로 하셔야 될 것입니다.